사이보그와 성노동: 기술은 섹슈얼리티를 어떻게 재구성하는가?
성은 인간 존재의 핵심 중 하나이며, 동시에 가장 많은 규제와 금기를 둘러싼 영역입니다.
그리고 기술이 성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섹슈얼리티는 그 의미와 위치를 새롭게 조정받고 있습니다.
리얼돌, VR 섹스, 원격 기기, AI 성인 콘텐츠 등은
단순한 자극을 넘어서, 성적 행위와 관계, 주체성을 포함하는
완전히 새로운 섹슈얼리티의 장을 열고 있습니다.
이 변화 속에서 ‘성노동’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사이보그 페미니즘은 이 기술적 전환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성노동은 언제나 기술과 함께 진화해왔다
성노동은 고대부터 존재해왔지만,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이 산업을 바꿔왔습니다.
사진, 전화,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 SNS 등
모든 매체는 성노동의 방식과 접점을 넓혀왔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의 자율성과 권력 관계도 재편되었습니다.
디지털 성노동자는 이제 자신의 콘텐츠를 직접 기획, 유통, 브랜딩하며
플랫폼 기반의 수익 구조 안에서 보다 주체적인 위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플랫폼의 알고리즘, 검열, 계정 삭제, 수수료 등은
이 자율성을 끊임없이 제한하고,
기술을 통한 새로운 착취 구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리얼돌과 AI는 성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는가?
리얼돌과 AI 성 서비스는 종종 ‘성노동의 대안’으로 언급됩니다.
기계는 감정 없이 피로하지 않으며,
법적 책임도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사이보그 페미니즘은 이런 시각을 경계합니다.
왜냐하면 이 기술들이 실제로 성적 대상화를 강화하거나,
성적 행위를 비인간적인 소비물로 축소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기술들이 대부분 남성 중심적 욕망에 기반해 설계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섹슈얼리티는 기계화될 수 있는 기능이 아니라,
관계성과 감정, 권력 구조가 얽힌 복합적 현상이라는 점에서
단순 대체의 관점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사이보그적 성노동: 새로운 주체의 탄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은
성노동을 새로운 방식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가상의 신체, 디지털 아바타, 필터, 변조 목소리 등을 활용한 성노동은
기존의 신체적 위험을 줄이면서도
자기 정체성을 조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이러한 실천은 사이보그 페미니즘이 말하는
‘경계 넘기’, ‘정체성의 구성 가능성’, ‘기술과 젠더의 재조합’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사이보그적 성노동자는 몸과 욕망을 기술과 결합해 구성된 존재이며,
기존 사회가 규정한 성의 규범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섹슈얼리티를 실천하는 주체입니다.
규제가 아닌 인정을 위한 논의로
기술 기반 성노동이 확장될수록,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접근도 바뀌어야 합니다.
단순히 ‘불법’이나 ‘위험’이라는 시선이 아니라,
노동과 정체성의 관점에서 이 현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이보그 페미니즘은 성노동을
인간과 기술, 욕망과 정체성, 신체와 데이터가 교차하는
복합적 공간으로 이해하며,
이러한 현실을 규제보다 존중과 권리 중심으로 재구성할 것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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