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사와 학습의 미래: 교육은 누구의 언어로 이루어지는가?

교사는 기계가 될 수 있는가

AI 튜터, 자동 채점기, 학습 분석 플랫폼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초·중등 교육부터 고등교육, 성인 자기계발까지 인공지능 기반 교육 도구는 ‘효율적이고 개인화된 학습’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으며, 이미 일부 학교에서는 교사 대신 AI가 수업의 일부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술이 교육을 돕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교육의 주체가 누구이며, 학습의 언어와 감각은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발생시킵니다. 교육이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고, 감정을 나누며, 사고를 확장하는 복합적 경험의 장이기 때문입니다.


맞춤형 교육은 누구를 기준으로 맞추는가

AI 교육 시스템은 학생의 데이터—성적, 반응 속도, 오답 패턴, 학습 시간 등을 기반으로 학습 유형을 분석하고, 이에 따라 콘텐츠를 조절합니다. 하지만 이 분석은 수치화 가능한 요소에 국한되며, 사고의 과정, 감정의 흐름, 사회적 맥락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맞춤형’이라는 말 뒤에는 사실상 표준화된 모델에 얼마나 잘 부합하느냐를 측정하는 방식이 숨어 있습니다. 사이보그 페미니즘은 이러한 기술 기반 교육이 학습의 다양성을 억제하고, 인간 중심의 교육을 효율 중심으로 전환시키는 구조를 비판하며, 진정한 교육은 학생의 고유한 삶의 경험과 맥락을 존중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학습의 언어는 감각적이다

AI는 언어를 문법, 어휘, 논리적 구조로 분석하지만, 인간의 언어는 침묵, 몸짓, 망설임, 눈빛, 목소리의 떨림 같은 감각적 층위까지 포함합니다. 특히 교실에서 오가는 수많은 비언어적 신호는 학습자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무엇에 주저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AI는 이 감각적 언어를 읽어내지 못하고, 정해진 틀 안에서 의미를 계산하고 반응할 뿐입니다. 그 결과 학습은 점점 더 표준화된 표현과 논리만이 살아남는 공간으로 축소되며, 다양한 사고 방식과 표현 감각은 비효율적이거나 비논리적인 것으로 간주됩니다.


관계 없는 학습은 가능한가

AI 교사는 지치지 않고 실수하지 않으며 언제나 응답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교육의 가장 인간적인 측면을 지우는 기제가 되기도 합니다. 학생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교사는 그 실수를 함께 겪으며 피드백을 주고 감정을 나눕니다. 이 관계 안에서 신뢰와 성장, 실패의 수용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기술 기반 학습은 실패를 데이터로 처리하고, 정답 중심의 구조 안에서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흐르며, 그 안에서 ‘배움의 인간성’은 점점 희미해지고, 학습은 수행과 점수, 효율로 환원됩니다.


기술은 교육을 소유할 수 없다

AI가 교육의 일부를 돕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것이 교육의 본질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교육은 관계 속에서 탄생하며, 언어와 신체, 정서와 시간의 밀도가 개입된 복합적 과정입니다. 사이보그 페미니즘은 기술이 교육에 진입할 때, 그것이 지식의 민주화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학습의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지를 끊임없이 묻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가르치느냐가 아니라, 그 가르침이 누구의 언어, 누구의 몸, 누구의 삶을 기반으로 구성되는가입니다. 교육은 수업이 아니라 존재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어야 하며, 기술은 그 과정을 보조할 뿐, 소유해서는 안 됩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사이보그와 교육: 지식은 누구의 몸을 통해 전달되는가?

사이보그와 생체 윤리: 기술은 어디까지 인간을 바꿀 수 있는가?

사이보그와 생체 윤리: 기술은 어디까지 인간을 바꿀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