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와 도시: 기술은 공간을 어떻게 젠더화하는가?
도시는 단지 건물과 길로 이루어진 물리적 공간이 아닙니다.
누가 어디에 접근할 수 있고, 누구의 이동이 제한되며,
어떤 몸이 안전하게 존재할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
권력과 구조의 집합체입니다.
여기에 기술이 개입하면서,
도시는 더욱 정밀하게 설계되고
감시되고, 제어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시티, CCTV, 위치 기반 서비스, 얼굴 인식,
모빌리티 데이터 분석, 앱 기반 출입 시스템 등—
이 모든 기술은 도시를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든다고 주장하지만,
그 ‘안전’과 ‘편리’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물어야 합니다.
도시 공간은 언제나 젠더화되어 있었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노인 등의 몸은
도시에서 늘 불편하거나 위험한 존재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늦은 밤의 거리, 조명이 없는 골목,
성별 분리 화장실, 임산부 배려석,
남성 중심으로 설계된 공공건물의 동선까지—
도시는 기본적으로 정상 신체, 이성애, 남성 중심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기술이 이를 단지 ‘관리’의 대상으로만 접근할 때,
그 공간은 더 정교하게 배제와 구분을 강화하는 체계가 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 기술은 도시를 더 평등하게 만들 수 있을까?
위치 추적 앱은 ‘안심 귀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자체가 여성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전제를 강화하기도 합니다.
얼굴 인식 카메라는 범죄 예방에 쓰이지만,
성전환자의 신원을 ‘오류’로 인식하고 차별의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스마트 시티 기술은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누구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누구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누구를 기준으로 공간을 설계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이보그는 도시 공간의 재구성자다
사이보그는 기술을 통해 공간에 개입하고,
신체를 확장하거나 보호하며, 이동 방식을 새롭게 설계하는 존재입니다.
보조기기, GPS, 음성 내비게이션,
성별 필터링 앱, 디지털 접근성 장치 등은
사이보그적 존재가 도시에서 스스로의 경로를 만들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공간을 사용하는 실천입니다.
이러한 실천은 기존의 도시 설계가 상정했던
‘표준 사용자’를 뒤흔들며,
다양한 존재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의 가능성을 확장합니다.
도시를 다시 설계하기 위한 기술적 상상력
사이보그 페미니즘은 기술을 단지 도시 감시와 통제의 도구가 아닌,
도시를 다시 설계하는 정치적 도구로 보려 합니다.
모든 존재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동선,
신체 조건에 따라 맞춤화된 공공시설,
정체성을 기반으로 차별받지 않는 인증 시스템,
그리고 기술로 가시화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도시의 재조직—
이 모든 것은 가능하며,
기술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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