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혐오: 알고리즘은 어떻게 차별을 유통하는가?
혐오는 기술을 타고 흐른다
인터넷은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열었지만, 그 공간을 통해 가장 빠르게 퍼지는 것은 이해와 공감이 아니라, 분노와 혐오입니다. 혐오 발언은 자극적이고 클릭을 유도하며, 알고리즘은 이러한 콘텐츠에 더 많은 노출과 확산을 부여합니다. 기술은 표면적으로 중립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을 분류하고 확산시키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며, 그 안에서 혐오 감정은 기술적으로 강화되고 유지되는 구조를 가집니다. 사이보그 사회에서 혐오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코드화된 감정의 유통 시스템입니다.
알고리즘은 어떤 감정에 반응하는가
자극적인 제목, 과장된 이미지, 공격적인 표현은 더 많은 클릭과 체류 시간을 유도하고, 이는 곧 플랫폼의 수익성과 직결됩니다. 알고리즘은 인간의 감정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반응을 많이 일으킬 감정’을 우선시합니다. 결국 공포, 분노, 조롱, 혐오 같은 감정이 더 많이 소비되도록 설계된 감정경제가 구축되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 구조에 참여하게 됩니다. 사이보그 페미니즘은 기술이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을 ‘이익 구조’에 맞게 재구성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어떤 혐오는 보이고, 어떤 혐오는 숨겨지는가
모든 혐오가 똑같이 노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혐오 콘텐츠는 빠르게 삭제되거나 제한되지만, 다른 혐오 표현은 알고리즘 안에서 교묘히 살아남아 확산됩니다. 예를 들어 여성 혐오나 젠더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유머나 조롱의 형태로 가볍게 포장되며, 그 위험성이 축소되기 쉽습니다. 반면, 정치적 혐오나 직접적인 폭력은 상대적으로 더 명확하게 규제됩니다. 이는 혐오의 기준이 기술이 아니라 사회의 권력 구조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혐오는 플랫폼의 설계 문제다
플랫폼은 혐오를 규제하는 동시에, 그것을 수익 구조의 일부로 활용합니다. ‘문제적 발언’은 화제가 되고, 논쟁은 트래픽을 만들며, 논란은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됩니다. 결국 혐오는 개인의 표현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구조가 생산하고 유지하는 알고리즘적 현상입니다. 사이보그 사회에서 혐오를 멈추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제보다 기술 설계의 방향 자체를 전환하는 정치적 감각이 필요합니다.
기술은 감정의 윤리를 배워야 한다
사이보그 페미니즘은 혐오를 단지 제거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기술이 어떤 감정을 증폭시키고, 어떤 감정은 삭제하며, 어떤 감정은 무시하는가에 대한 윤리적 질문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기술을 도구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구성하고 조절하고 확산시키는지를 감각적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혐오를 줄이는 일은 단지 필터링이나 검열이 아니라, 감정의 흐름 자체를 조율할 수 있는 기술적 감수성과 사회적 상상력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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